Ju5t Hurd


A sl33py dairy in hard-boiled wonderland
  • 포스트 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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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여사회> Vol.324에 실린 최성용의 글 ‘언어와 주체의 갱신: 12월 3일 이후의 세계’에 따르면 2024년 광장은 광장의 계보 위에서 두 가지가 변별된다. 우선 민주당과 광장 사이 ‘미싱링크’가 발생했는데 이는 민주-진보연합이 불가역적으로 파열되고 있음을 드러낸다. 두 번째는 시민들이 기존의 사회운동과 긴밀하게 ‘링크’되고 있다는 것인데, (이러한 관점이 엄밀한 분석에 기댄 것이라고 보기는 힘들지만)... [Read More]
  •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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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누군가가 되고 싶어할 수 있지만 그에게 성적 욕망을 느끼지 않을 수도 있고, 동시에 누군가를 성적으로 욕망하면서 그 사람이 되고 싶어할 수도 있다. 이런 역학이 변화하고 뒤바뀔 때 우리는 놀라게 되기도 한다. 한 분석대상자가 최근 말하길, 자신과 파트너가 “같은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을 때 성적 욕망이 갑자기 사라졌다고 했다. Darian Leader... [Read More]
  • 첨밀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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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5년 5월 8일 등려군이 세상을 떠났다. 이 뉴스를 듣고 뉴욕의 거리를 걷던 장만옥이 어느 쇼윈도 텔레비전 앞에 멈춰 등려군의 생전 모습을 지켜본다. 여명은 마침 그곳을 지나치지만, 등려군의 이미지가 그를 당긴다. 낮에는 등소평을, 밤에는 등려군을 듣던 본토의 동지들은 제각기 달콤쌉싸름한 욕망의 환상통을 겪다가 자본주의 세상의 중심에서 비로소 마주 본다. [Read More]
  • 걷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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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동네에는 방황하는 노인이 있다. ‘방황하는 유대인’에서 따와 내 멋대로 붙인 별명이다. 새까맣게 그은 얼굴 때문에 더 선명하게 보이는 짧고 단정한 백발이 깃발처럼 눈길을 끈다. 깔끔하게 면도한 얼굴과 검소하지만 청결해 보이는 옷차림을 보면 분명 자기 관리를 하는 분이다. 그는 일 년 내내 하얀 고무신을 신고 도무지 읽어낼 수 없는 표정을... [Read More]
  • 이웃

    By Hurd
    2025년 2월 15일 모르데카이 브래프먼(27세)이라는 유대인이 마이애미 비치에서 트럭을 몰고 가다가 유턴해서 방금 지나온 차량을 향해 총격을 가했다. 피격 차량에는 브래프먼과 일면식도 없던 아버지와 아들, 야론 라베이와 아리 라베이가 타고 있었다. 그들은 플로리다에서 휴가를 보내던 이스라엘인들이었다. 아들은 어깨에, 아버지는 왼쪽 팔에 총상을 입었다. 브래프먼은 두 명의 팔레스타인인을 발견했고 그들을 총으로... [Read More]
  • 으뜸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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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는 2005년, <액세스 할리우드>라는 티비 프로그램의 한 에피소드를 촬영하기 위해 이동하면서 프로그램 진행자였던 빌리 부시에게 여러 여성을 겨냥한 음담패설을 늘어놓았고, 2016년 테이프가 공개된다. 유명 배우이자 모델인 아리안 주커에 대해서도 (트럼프 자신처럼) 유명인이 되면 무슨 짓이든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Read More]
  • 주체의 분리

    내 죽음의 순간, L’instant de ma mort

    By Hurd
    블랑쇼에 관한 글을 읽다가, 데리다가 블랑쇼의 짧은 단편 《내 죽음의 순간 L’instant de ma mort》에서 일어나는 주체의 분리에 관해 주목하고 그에 관한 강연을 했음을 알게 되었다. 블랑쇼의 단편은, 1994년 노년의 블랑쇼가 50년 전의 자신(어떤 ‘젊은이’)이 1944년 까엥(Quain)에서 경험한 죽음의 순간을 회상하는 내용이다. 국내에는 아직 출판된 바 없는 듯하여, 영문판을 찾아보고...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