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5t Hurd


A sl33py dairy in hard-boiled wonderland
  • 어린 왕자

    By Hurd
    Post thumbnail
    Post thumbnail
    기억 속 첫 크리스마스 선물은 내가 일곱 살이던 해, 셍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였다. 학교 교육조차 충분히 받지 못했던 우리 집 산타할아버지의 눈엔, 아마도 표지도 예쁘고 삽화도 있는 그 책이 일곱 살 꼬맹이에게 딱 맞아 보였을 것이다. 나는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까지 보고 금세 책을 덮어버렸다. 그렇게 책은 시간이 지나 몇 번의 이사를... [Read More]
  • 리버럴, 단상

    By Hurd
    신자유주의 무대 위에서, ‘자유주의자’와 ‘보수주의자’라는 레이블은 이미 그 빛을 잃었다. 카멀라 해리스가 유세 기간 내내 주머니 속 부적처럼 지니고 다닌, 전쟁범죄자 딕 체니의 망령이 강렬히 증언한다. 부르주아 ‘정치’란 이제 더 이상 실제가 아니다. 화면 속에서 팔려나가는 환상들로 대체된다. 에이전트, 홍보 담당자, 마케팅 전문가, 프로모터, 대본 작가, 텔레비전과 영화 제작자들, 비디오... [Read More]
  • Yo ho ho (1981)

    By Hurd
    자코 헤스키야(Зако Хеския) 감독의 1981년 작품 <Yo ho ho(Йо-хо-хо)>가 유튜브에 올라와 있다. 이 영화는 20년 후 인디아 출신의 감독 타셈 싱의 눈부시게 아름다운 연출로 리메이크되었다. <The Fall (2006)>. 언제 내려갈지 모르겠으나 일단 갈무리해 둔다. [Read More]
  • 불로소득

    By Hurd
    불로소득이 고생하지 않고 공짜로 벌어서 문제인 것이 아니듯이, 고생해서 벌었다고 임금 노동이 정당한 것도 아니다. 임금 노동과 근로소득에만 집중하면 능력주의에 따른 소득 격차를 정당화하고, 어린이·노인·장애인 등 노동 능력이 모자란다고 여겨지는 이들에 대한 차별로 이어질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에게는 불로소득이 필요하다. 사회의 공적 절차를 통한 복지 급여가, 꼭 현금 급여가 아니어도 주거,... [Read More]
  • 아바타, 추억

    By Hurd
    제임스 캐머런의 아바타를 당시 회사 근처 개봉관에서 보았던 기억이 망령처럼 떠올랐다. 2009년 12월, 추웠지만 두근거렸고 끝내 슬퍼졌던 그날 밤, 피곤한 남자에겐 과거도 현재도 미래도 없었다. 가까운 곳에 앉았지만, 푸른 거인들이 뛰어다니는 스크린은 너무나 멀어 보였다. 미래에서 온 나의 유령과 만나는 내 과거의 유령을 보았다. 시끄럽고 어지러운 환상들이 배회하는 공간에서 나는... [Read More]
    Tags:
  • 일괴암

    By Hurd
    나는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모순은 서울 중심주의, 수도권 중심주의라고 생각한다. 주요 모순, 근본 모순이다. 계급, 젠더, 부동산, 교육, 정치, 의료 등 모든 문제가 여기서 나온다. 말할 것도 없이 보이는 권력, 보이지 않는 권력, 문화, 사람, 금융, 일자리 등 모든 자원이 서울에 있다. 집중이 아니다. ‘그냥 다 있다’. 이른바 진보...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