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에서 오래된 시집만 골라서 재단 후 스캔하는 작업을 했다. 임화 시선집의 속표지에서 잊고 있던 메시지를 발견했다. 그래, 책을 선물 받던 날, 심장에도 뼈가 있고 슬픔을 참으면 그 뼈에 핏줄 같은 균열이 퍼지기도 한다는 걸 느꼈지. 한 해 후, 나도 다른 누군가에게 황망한 헤어짐을 선사했다. 보잘것없는 존재를 지탱하고 있던 세상의 모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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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acs를 사랑하던 사람이 ctrl+pnbfae 단축키를 버릴 수는 없다. 맥북에서 스크리브너로 글을 쓰다보면, 한글 입력 중인 상태에서 ctrl+a 가 ctrl+ㅁ 으로 인식되어 단축키가 무시되는 문제가 생긴다. 영문입력 상태로 변경해야 제대로 인식되는데 이게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적절한 해법을 찾아보다가 결국 Karabiner-Element를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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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속 첫 크리스마스 선물은 내가 일곱 살이던 해, 셍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였다. 학교 교육조차 충분히 받지 못했던 우리 집 산타할아버지의 눈엔, 아마도 표지도 예쁘고 삽화도 있는 그 책이 일곱 살 꼬맹이에게 딱 맞아 보였을 것이다. 나는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까지 보고 금세 책을 덮어버렸다. 그렇게 책은 시간이 지나 몇 번의 이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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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 무대 위에서, ‘자유주의자’와 ‘보수주의자’라는 레이블은 이미 그 빛을 잃었다. 카멀라 해리스가 유세 기간 내내 주머니 속 부적처럼 지니고 다닌, 전쟁범죄자 딕 체니의 망령이 강렬히 증언한다. 부르주아 ‘정치’란 이제 더 이상 실제가 아니다. 화면 속에서 팔려나가는 환상들로 대체된다. 에이전트, 홍보 담당자, 마케팅 전문가, 프로모터, 대본 작가, 텔레비전과 영화 제작자들, 비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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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코 헤스키야(Зако Хеския) 감독의 1981년 작품 <Yo ho ho(Йо-хо-хо)>가 유튜브에 올라와 있다. 이 영화는 20년 후 인디아 출신의 감독 타셈 싱의 눈부시게 아름다운 연출로 리메이크되었다. <The Fall (2006)>. 언제 내려갈지 모르겠으나 일단 갈무리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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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28일 뉴욕타임즈에 올라온 크리스토퍼 콜드웰의 에세이 <This Maverick Thinker Is the Karl Marx of Our Time>는 뉴레프트저널에 기고한 에세이들로 유명한 독일의 사회경제학자 볼프강 슈트릭를 매우 상세히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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